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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살려야 한다…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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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킴이 작성일15-07-09 10:32 조회1,83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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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야 한다…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을
[뉴스분석] 투기자본의 국내기업 공격? 이재용 소유 제일모직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합병
 
newsdaybox_top.gif [0호] 2015년 07월 08일 (수) 이정환 기자 btn_sendmail.gif black@mediatoday.co.kr newsdaybox_dn.gif
 

국민연금에 달렸다. 오는 17일로 다가온 삼성물산 임시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이 어떤 식으로든 캐스팅보트를 쥘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주총회의 최대 쟁점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승인 안건.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 지분 7.1%를 확보하고 합병에 반대하고 나선 상황이라 표 대결까지 갈 가능성이 크다. 만약 합병이 무산된다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상속 프로젝트는 심각한 차질을 빚게 된다.

이 부회장이 굳이 일부 주주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합병하려는 이유는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10.2% 보유한 최대 주주이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 일가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이 워낙 적기 때문에 삼성물산을 수중에 둬야 삼성전자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제일모직과 합병시키면 자연스럽게 삼성전자에 대한 영향력을 높일 수 있게 된다.

이 부회장이 동원할 수 있는 우호 지분은 계열사 지분을 다 끌어 모아도 13.8%, 여기에 KCC 지분 6.0%, 다 더해도 20%가 안 된다. 그런데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엘리엇에 동조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엘리엇을 포함하면 외국인 투자자 지분은 33.5%에 이른다. 합병이 승인되려면 과반 출석에 3분의 2 이상 찬성 표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섣불리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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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제일모직 사옥에서 직원 및 협력업체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엘리엇이 반발하는 건 1:0.35의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불리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략 삼성물산 3주를 내주고 제일모직 1주와 맞바꾸는 비율이다. 실제로 제일모직의 주식 시가총액이 삼성물산 시가총액의 3배 가까이 되기 때문에 언뜻 합리적인 비율처럼 보인다. 그러나 엘리엇은 삼성물산의 주가가 터무니 없이 낮은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가가 아니라 자산가치 기준으로 합병 비율을 다시 결정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한화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기준으로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와 삼성SDI 등 계열사 지분의 가치가 12조원이 넘는데 제일모직의 보유지분 가치는 4000억원 수준이다. 지금 상황에서는 엘리엇의 지분이 7.1%에서 합병 이후 2.1%로 줄어드는데 만약 자산가치 기준으로 환산하면 합병 비율이 1:2.85로 뒤바뀌고 이 경우 엘리엇의 지분이 5.5%가 된다. 합병 비율에 따라 지분가치가 8배(=2.85/0.35) 가까이 차이가 난다는 이야기다.

엘리엇 입장에서 이번 주총은 딱히 손해볼 게 없는 게임이다. 합병이 무산되면 단기적으로 주가가 요동을 치겠지만 삼성물산이 저평가 됐다는 시장의 컨센서스를 확인한 이상 곧바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합병 비율을 높여 받을 수 있다면 최대 8배까지 지분 가치가 늘어나게 된다. 만약 합병 비율이 바뀌지 않고 그대로 승인된다면 엘리엇은 합병 법인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다른 외국인 투자자들도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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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그룹 지배구조. 그래프=BNK증권 자료
 

삼성물산 입장에서는 이래저래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합병을 밀어붙여 주총의 승인을 받는다 하더라도 그게 끝이 아니다. 합병 이후 엘리엇이 추가로 우호 지분을 끌어모아 경영권 개입에 나설 수도 있고 자칫 수조원의 손해배상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일부에서 합병을 스스로 포기하고 제일모직이 직접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하는 게 더 비용이 덜 들 거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여러 분석을 종합하면 삼성물산의 주가가 저평가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삼성물산 주주들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갈 거라면 굳이 지금 상황에서 합병을 밀어붙일 이유가 없다. 장기적으로 제일모직과 합병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맞다 하더라도 굳이 지금 당장 서두를 이유는 없다는 이야기다. 의결권 자문회사 ISS가 적정 합병비율을 1:0.95로 제시하고 반대 권고 의견을 낸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한화투자증권 이상원 연구원은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무산되더라도 삼성물산 주가는 현재보다 40% 가까이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본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 연구원은 그러나 “제일모직 소액주주라면 현재 주가 수준에서 차익실현에 나서는 게 유리한 전략이라고 판단한다”고 조언했다. “합병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주가가 올랐으나 무산될 경우 이전 수준으로 회귀할 것”이고 “현재 밸류에이션은 지나치게 앞서가는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한화투자증권의 보고서는 업계에 파란을 불러일으켰다. 간단히 요약하면 제일모직 주주는 합병하는 게 좋고 삼성물산 주주는 합병을 안 하는 게 좋은데 만약 합병이 성사된다 하더라도 현재 주가수준에서는 차익을 실현하고 빠져나오는 게 좋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제일모직의 현재 주가수준에는 향후 삼성물산의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이미 충분히 반영돼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물론 증권가에서는 지금 상황에서 합병 비율을 따지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없다는 분석이 오히려 다수 의견이다. 주가가 곧 기준이라는 논리다. 한국투자증권 노근환 연구원은 “주가는 공개시장에서 다수의 투자자들에 의해 형성된 가격이므로 주가조작 등 명백한 범법행위가 개입됐다는 것이 입증되지 않고서는 상장법인끼리  합병비율을 정할 때 시장에서 결정된 주가가 가장 합리적이고 유일한 기준이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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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시가총액과 지분가치 비교. 삼성물산이 지분 가치가 3배 가까이 높은데 주가는 3분의 1 수준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지분 가치 기준으로 다시 산정한다면 합병 비율이 9배 가까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2015년 6월12일 종가 기준. 그래프=한화투자증권 자료
 

일부 언론에서는 엘리엇을 투기자본으로 규정하고 투기자본의 공격에 맞서 국내 자본을 지켜야 한다는 논리로 삼성물산을 두둔하고 있다. 중앙일보는 7일 이철호 논설실장의 칼럼에서 “엘리엇 같은 악질 투기꾼들에게 꼼짝없이 당하는 걸 보면 솔직히 겁도 난다”는 한 기업 ‘오너’의 말을 인용하면서 “엘리엇은 지금 삼성을 넘어 한국 전체를 물어뜯고 있는지 모른다”고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 원장은 7일 한겨레 칼럼에서 “엘리엇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경우 앞으로 한국 대표 기업에 대한 헤지펀드의 공격이 더 빈번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아시아투데이는 1일 “먹튀 투기자본에 국내 기업 희생양 안 된다”는 노골적인 제목의 기사에서 “국민연금이 엘리엇의 입장을 지지해 합병이 무산되면 앞으로 엘리엇 같은 헤지펀드가 국내 기업을 먹잇감으로 삼아 달려들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엘리엇이 합병을 반대하고 나선 건 한국 기업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 제일모직의 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이 우회 지분을 통해 삼성물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 대한 근거 있는 반발이라고 해석하는 게 맞다. 주주로서 당연한 권리일 뿐만 아니라 대다수 삼성물산 주주들과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국내 기업과 해외 투기자본의 대결이라기 보다는 총수 일가의 횡포와 소액주주들의 반발이라는 프레임으로 보는 게 맞다.

삼성물산은 ISS 보고서가 비현실적인 합병 비율을 산정하고 객관적 근거가 없는 무책임한 주가 전망을 내놓았다며 조목조목 반박했지만 이런 해명이 해외 기관투자자들에게 얼마나 먹힐 것인지는 의문이다. 이번 합병은 누가 봐도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강화를 위한 것이고 주가가 기업 가치를 반영한다고 하지만 제일모직이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합병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다.

법원이 엘리엇이 낸 가처분 신청을 잇달아 기각하고 상당수 언론이 법원의 결정에 크게 의미부여를 하고 있지만 이는 삼성물산에 손을 들어줬다기 보다는 예정된 주총을 금지하거나 자사주 매각을 금지할 정도는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하는 게 맞다. 합병 비율이 적정했는지 여부와 실제로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쳤는지 여부는 합병이 성사되더라도 계속 논란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주주가치 극대화 논리의 함정을 경계할 필요도 있고 엘리엇의 과거 이력이 수상쩍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 한국 사회에 어떤 공적인 가치를 갖는 것도 아니고 합병이 무산된다고 해서 삼성그룹의 경영권이 흔들리는 것도 아니다. 이재용 부회장이 자회사들을 동원해 표 대결에 나선 것처럼 엘리엇이 합병 비율이 부당하게 산정됐다며 우호지분을 모으는 것도 완전히 합법적이고 정당한 권리행사로 보는 게 맞다.

국민연금은 삼성물산의 지분을 10.2% 보유하고 있으면서 제일모직의 지분도 5% 가량 보유하고 있다. 합병 비율이 제일모직에 유리하게 산정됐다면 국민연금도 상대적으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설령 이재용 후계구도가 순탄하게 자리잡는 게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와 국민연금에 유리하다고 하더라도 당장 실질적인 손해를 감수하면서 이번 합병에 찬성 표를 던질 유인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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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삼성물산 지분 분포. 2015년 3월 말 기준, 이재용 부회장의 우호 지분은 다 더해도 13.8% 밖에 안 되는데 외국인 투자자 지분은 35.5%, 여기에 국민연금 지분 10.2%가 캐스팅 보트가 될 전망이다. 그래프=삼성물산·한국투자증권 자료 / (오른쪽) 삼성전자 지분 분포. 2015년 3월 말 기준. 그래프=삼성전자·한국투자증권 자료.
 

삼성노동인권지킴이는 최근 성명을 내고 “3대 세습과 사익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합병은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지침에 어긋난다”면서 “국민연금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은 결코 국제 투기자본의 편을 들기 위해서가 아니며, 그동안 국민연금이 등한시 해온 주주로서의 권리를 올바로 행사하는 것이고 묵인해 온 재벌총수 일가의 전횡과 사익추구 행태에 제동을 걸어 개별 회사의 건강한 발전에도 기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돈문 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는 “문제의 본질을 흐려서는 안 된다”면서 “국민연금은 삼성 총수일가의 편을 들것이냐, 국제 투기자본의 편을 들 것이냐는 잘못된 이분법을 넘어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삼성그룹의 부당한 3대 세습과 불법비리의 폐습과 총수일가의 전횡을 심판하고 이를 통해 진정으로 국민과 국가경제의 관점에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투자자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환 기자 black@

소액주주들을 위한 팁.

소액주주들 입장에서는 주총을 앞두고 주가가 반짝 급등한 상황이라 굳이 합병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도 있고 실제로 주가가 주식매수 청구가격 보다 오른 상황에서는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이유도 없다. 무엇보다도 합병 이후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가 되면 주가가 더 오르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깔려 있다. 그러나 결국 핵심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합병비율을 감수할 만큼 향후 주가 상승 가능성이 큰가에 있다.

이 대목에서 해석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각자 판단을 해야 한다. 더 좋은 조건으로 합병할 수 있는데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면 반대 표를 던지는 게 맞다. 그런데 반대 표를 던져도 더 좋은 조건을 끌어낼 수 없거나 자칫 합병이 무산되고 주가가 폭락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냥 묻어가는 게 최선의 선택일 수도 있다. 일단 판이 깔린 이상 상황 논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장기적으로 합병 시너지를 기대한다하더라도 제일모직이 고평가돼 있고 삼성물산은 저평가돼 있는 지금 상황은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불리하다. 한편으로는 합병이 무산됐을 경우 주가가 폭락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삼성물산이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됐다고는 하지만 삼성물산 건설사업 부문의 실적 전망이 좋지 않고 뒤늦게 부각된 자산가치가 실제로 주가에 반영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이미 제일모직 주가는 상당부분 오른 상황이고 합병 이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해도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실적으로 합병 이후 기대이익은 크지 않지만 합병이 무산될 경우 손실 가능성이 더 큰 상황이다. 제일모직이 직접 시장에서 삼성물산 주식을 사들일 거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는 게 맞다.

엘리엇은 이재용 부회장의 후계 시나리오에 묻어가기 보다는 합병을 무산시키고 이재용 부회장을 압박해 삼성물산의 가치를 높이도록 압박하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합병이 성사되고 주가가 추가적으로 뛰는 시나리오나 합병이 무산되고 삼성물산의 주가가 제값을 받는 시나리오나 둘 다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현실적인 판단이다. 지금이 단기적으로 마지막 차익 실현의 기회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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