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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미디어비평] 한겨레·경향 삼성 보도 실망스러웠다<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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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킴이 작성일14-06-19 11:02 조회2,29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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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경향 삼성 보도 실망스러웠다
[삼성 보도 Best&Worst] 갤럭시S5 로비 밝혀낸 뉴스타파 & 집회 소음 딴죽 건 국민일보
 
 
이강택 KBS PD / 삼성노동인권지킴이 지도자문위원
 
 
미디어오늘은 ‘경제 민주화를 지향하는 언론인 모임’에서 선정한 ‘삼성 보도 Best&Worst’를 연재합니다. 월간 단위로 삼성 관련 보도를 모니터하고 가장 주목할 만한 기사와 최악의 기사를 각각 선정합니다. 편집자 주. 

대다수의 매체가 침묵하거나 몇 줄의 단신처리에 그치는 상황에서는 소프트한 터치의 기사들이 종종 의외의 주목을 끌게 된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염호석 분회장의 자살과 경찰의 ‘시신탈취’,  그에 뒤따라 한 달 째 이어지고 있는 파업 및 삼성전자 사옥 주변에서 시위와 관련해 벌어지는 일련의 보도행태가 그 전형적인 사례 중의 하나이다.

지난 4일 국민일보에는 <삼성사옥 어린이집 “집회소음 때문에...”> 제하의 기자칼럼이 실렸다. 삼성전자와 삼성사옥에 있는 사내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이 집회소음 때문에 낮잠을 자지 못하거나 자다가 놀라서 울고, 야외산책을 하기도 쉽지 않으니 “시위하는 것은 좋으나 아이들 낮잠시간만이라도 배려해줬으면 좋겠다”는 어린이집 관계자들의 당부를 전하는 내용이었다. 
 
   
▲ 4일 국민일보 기사
 
어린이는 언제 어디서건 우선적인 보호대상이다. 따라서 지극한 인본주의를 바탕에 깐 이 칼럼은 얼핏 지극히 상식적이고 무난한 기사인 듯하다. 하지만 삼성전자 사옥주변의 공간을 염두에 두면 과연 그럴까? 하는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집회는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사옥 사이의 공간에서 벌어지고 있고, 다른 곳들은 모두 펜스로 접근이 차단돼 있다. 어린이집들은 건물 한 동을 건너 자리잡고 있다. 만약 어린이집 아이들이 자다가 깨서 울 정도라면 더 가까이에서 일하는 삼성직원들은 업무가 불가능한 수준이어야 하지 않을까? 정확한 시시비비야 정밀측정을 해봐야 가려지겠지만, 삼성의 불편함을 말하기 위해 어린이집이 동원된 기제가 아닐까 추측을 하는 것은 합리적 의심에 해당할 것이다. 그럼으로써 삼성서비스지회 노동자들의 ‘과격함’과 ‘비이성적’ 태도를 부각시키는...  

비판을 제기하는 또 다른 이유는 그간 이 신문이 단 한 번도 삼성 측의 극심한 노동탄압과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조건을 조명하거나, 염호석 지부장의 자살과 유서내용, 삼성전자와 경찰이 개입된 ‘시신탈취’ 경위는 물론 시위사실 자체도  제대로 전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의 이 석연찮고 일방적인 - 확인한 바, 회사 측도 취재기자도 노조 측에 어린이집과 관련해 어떠한 요청도 한 사실이 없다 - 기사는 도대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 이유가 어디에 있고 사정이 어떠하든 시위나 집회는 (선의의 제 3자에게!) 불편하고 피해를 주는 것이니 자제하라는 메시지일 것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주류매체들이 반복해온 “무고한 시민의 피해” 프레임의 삼성전자 편에 다름아닌 것이다.

아울러 기자의 휴머니즘에 대해서도 한 마디 고언을 덧붙여야 할 것 같다. 수십 일 째 아빠의 얼굴조차 보지 못하는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동자들의 아이들과 그 가족들의 아픔을 생각해 보았는가? 그들의 처지는 칼럼에서 언급할만한 대상이 될 수 없는가? 이 칼럼은 마침내 한국 저널리스트들의 감수성마저도 재벌에 포획되었음을 보여주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금치 못하게 한다. 하여, ‘경제민주화를 지향하는 언론인 모임’은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구조조정 맞물리며 시위집중... ‘단골집회장소’된 삼성타운 > (조선일보 5/23)을 뒤로 하고, 이 칼럼을 이 달의 Worst 기사로 선정했다.

Best분야에서는 독립언론 뉴스타파의 기사들이 단연 돋보였다. 재벌감시를 주요한 영역의 하나로 설정하고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수작들을 만들어온 뉴스타파의 보도 중 지난달의 백미는 < 삼성 비밀문건, “의료기 사업으로 27조 매출”/ 5월 5일, 최경영 기자 >였다. 갤럭시S5에 심박수측정 센서를 탑재한 삼성전자가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압박하여 제품출시 3일전에 의료기기 지정에서 제외시켰으며, 그것은 중소업체들이 단순한 심박수측정기기들을 개발해 의료기기 분류에서 제외해줄 것을 요청해왔으나 거부당해왔던 사실에 비춰 엄청난 특혜라는 시실, 그 배경에는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의료기기 규제개선 요청”이라는 삼성전자 대외비 문건과 그것을 동원한 압박과 로비가 있었음을 밝힌 특종이었다. 대다수의 매체가 “예술로 승화된 스마트폰” “125개국 갤럭시S5에 열광”이라며 삼성의 보도자료를 베끼고 광고를 염두에 둔 작문에 여념이 없던 상황임을 감안할 때 이 보도는 광고에 의존하지 않는 독립언론의 진가와 존재의의를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할 것이다. 
 
   
▲ 지난 5월 5일 뉴스타파에서 방송된 < 삼성 비밀문건, “의료기 사업으로 27조 매출” > 기사 갈무리
 
뉴스타파는 이에 그치지 않고 다음날 <박근혜와 삼성의 밀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박경현 PD>를 통해 갤럭시S5 특혜가 단지 서막에 불과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후속보도를 이어갔다. 박근혜 정부와 삼성이 이 명박 정부 시절 입안했으나 법개정에 실패해 좌절됐던 ‘2010 보건의료선진화보고서’의 수순과 내용을 ‘창조경제비타민프로젝트’라는 미명 하에 하나하나 그대로 관철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삼성생명과 삼성의료원, 삼성 제약부문 등 전방위적으로 구축된 포석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이재용 부회장의 ‘신수종사업’과 국회와 여론의 반발을 피해 시행령과 규칙 변경, 해석을 통해 우회로를 택한 의료영리화 정책이 표리의 관계에 있으며, 갤럭시S5 파문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을 것임을 경고했다. 이처럼 치열한 문제의식은 이 땅의 저널리스트들에게 세월호 참사 이후 진행되는 ‘박근혜 식 국가개조’의 본질과 모순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라는 화두를 던지고 있다 할 것이다. 이런 견지에서 < 삼성 비밀문건, “의료기 사업으로 27조 매출”>을 이 달의 Best 기사로 선정하였다.

단지 해당기간(5월)에 보도되지 않았다는 기술적인 이유로 Best의 영예를 얻지는 못하였으나 그에 못지않게 주목할만한 기사들 또한 있었다. 지난 4월 전자신문에 실린 일련의 삼성전자 관련 기획기사들이다. 생산라인뿐만 아니라 해외 R&D시설을 늘리며, 미세공정에 이어 3D공정까지 범위를 넓혀 중국 시안에 차세대 낸드플래쉬 주력기지를 건설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전략과 그에 따른 국내 제조설비 실종, 핵심기술 유출, 핵심인력 유출 등의우려를 지적하는가 하면, 이어진 또 다른 기획에서는 삼성에 좋은 것이 한국경제에도 좋은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천착했다. 삼성전자 한 기업에 대한 세액공제액이 국내 중소기업 전체에 대한 세금감면액의 60%에 이르고, 삼성전자가 단기성과에 치중해 휴대폰 액세서리와 주변기기 등 영세업체들 밥그릇 뺏기에 나서고 있으며, 과잉설비투자의 부담을 협력업체들에 전가하고 있는 실태들을 고발했다. 

이 기사들이 더욱 돋보이는 이유는 해당 시리즈물들이 삼성 측의 위압과 회유를 뚫고 빛을 본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삼성전자는 전자신문에 모옥에 가까운 ‘정정보도’를 요구했다. 갤럭시S5의 렌즈 생산수율이 현저히 낮다는 21면 기사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삼성과 독자들에게 머리숙여 사과한다’고 1면에 개재하라는 것이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삼성 측은 이미 D신문을 유사한 방식으로 무릎을 꿇게 만든 바 있었다. ‘정정보도(?)’는 물론 기사를 작성한 기자와 데스크가 중징계를 당하고 담당부장이 교체된 바 있었다. 하지만 전자신문도, 담당기자도 굴하지 않았다. 오히려 철저히 팩트에 근거해 추가보도에 나섰던 것이다. 그 결과물들이 바로 일련의 상기한 기획기사였던 것이다. 경제민주화를 지향하는 언론인 모임은 전자신문의 양식과 일선기자들의 지조에 새삼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마지막으로 덧붙일 사항은 이른바 ‘진보신문’으로 불리는 한겨레와 경향에 대한 아쉬움이다. 최근 두 신문의 이 재용 3세 승계, 애버랜드 상장과 지주회사 전환 움직임 등에 관한 기사와 사설들은 건조하게 사실을 전하거나 “사회와 소통할 의지와 능력을 보이라”며 점잖게 촉구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는 물론 “그룹 지주회사 격인 에버랜드가 상장되면 삼성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투자자 감시와 경영 투명성이 한층 강화될 것”(매일경제 6/4) “애버랜드 내년 상장 - 주당 365만원 신황제주 탄생”(서울경제 6/3) 류의 바람잡기나 흥미위주의 경마식 보도와는 분명히 격을 달리한다 할 것이다. 여러 가지 고려와 고민들이 바탕에 존재할 것이라 짐작된다. 그러나 최소한 지주회사 체제 역시 한계가 많은 것이며 곧 있을 추가 순환출자 금지 및 향후의 의결권 제한 예상에 따른 삼성의 자구책이라는 것, 소유권과 기업에 대한 지배경영권이 반드시 같이 가야할 이유가 없으며 따라서 3세 승계가 마치 당연한듯 전제될 필요도 없고 정당하지도 않다는 것 정도의 입장은 분명히 해야 하지 않을까?
 
   
▲ 4일 경향신문 사설
 
국민경제의 미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사안이라면 건강한 여론의 조성을 위해 최소한 과거에 이건희∙ 이재용 부자승계와 관련해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떤 문제들이 더불어 해결되어야할 것인지 좀 더 쉽고 자세한 해설과 기획이 필요하지 않을까? 삼성의 의료영리화 프로젝트에서 드러나는 지칠줄 모르는 탐욕과 삼성전자서비스 파업에 대한 잔인한 대응을 볼 때 “공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넘어가 있다”(경향 6/4 사설)며 일단 지켜보자는 스탠스가 과연 적절한 것인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안정적인 ‘왕위계승’과 신수종사업을 위해 풀려나갈 엄청난 돈, 그것에 미쳐 날뛸 한국 언론을 걱정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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