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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페이퍼 -2014년 3호] 삼성에버랜드 상장과 삼성의 과제 _2014_06_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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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킴이 작성일14-06-09 14:49 조회2,5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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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버랜드 상장과 삼성의 과제1)
 
 
 
지난 6월 3일 삼성에버랜드 이사회는 내년 초까지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즉 기업공개(Initial Public Offerings)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사회의 발표로는, 2013년 제일모직에서 이관된 패션사업부의 “경쟁력을 확보, 글로벌 패션·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고, 또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재원 마련” 차원에서 이루어진 결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2012년까지만 해도 향후 몇 년 동안 상장 계획이 없다던 에버랜드가 이건희 회장 병세 악화와 입원을 계기로 상장추진으로 급전환한 것은 이건희 회장 이후를 위한 삼성 재벌의 지배구조 개편이 시급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이건희 회장의 총수로서의 기능이 사실상 정지된 것이다.
 
현재 삼성 재벌의 소유·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에 대한 이재용의 지배력을 높이고, 이건희 회장의 금융산업에 대한 지배력을 어떤 방식으로 물려줄 것인가에 맞춰져 있다. 물론 그와 함께 순환출자 해소와 금산분리를 준비하며 이부진, 이서현의 몫을 위한 재산 분할이라는 과제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건희 회장이 입원하기 전부터도 삼성은 이러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향후 3∼4년에 걸쳐 몇 단계의 계열사들의 인적분할과 통폐합 및 지주회사 설립, 그리고 이에 따른 총수 일가 및 계열사 간 지분 이동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었다. 따라서 어떤 면에서는 특별히 새로울 것이 없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계획 발표가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잘 알다시피 에버랜드가 삼성그룹 내에서 사실상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고, 지배구조의 정점에 서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에서 이재용이 최대 주주(25.1%)인 에버랜드는 이재용을 위한 승계 작업이 시작된 1996년 이래 재벌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위시한 경제민주화 논란의 중심에 서있어 왔다. 에버랜드의 상장은 금융시장이나 경제 전체에서 이미 커질 대로 커져버린 삼성 재벌의 지배력이 더욱 비대해지고, 이 막강한 경제 권력이 정치권력은 물론 우리 사회 전체에 대한 통제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점에서도 초미의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아직은 추정 수준이지만 액면가 5,000원인 에버랜드 비상장주식(250만 주, 자사주 포함)을 상장하면 지분가치가 최소 4조 5500억 원 정도에 이르고2) 에버랜드의 기업가치는 8조 원 정도에 달할 것이라고 한다.3) 또 기존 삼성 재벌의 상장계열사 총 24개의 시가총액은 330조 5,600억 원에 이르고 있고 이는 우리나라 전체 유가증권 시장 시가총액(약 1,197조원)의 약 28%에 달하는 수준이다. 여기에 지난달 8일 발표한 삼성SDS와 이번 삼성에버랜드의 시가총액을 합하면 그 비중은 30%에 육박한다. 그런 까닭에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스마트폰 시장 포화기를 맞아 마침 삼성전자의 위기설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경제의 침몰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삼성의 위기=한국경제의 위기”라는 등식이 여전히 설득력을 지니고 있는 현재, 이러한 우려들은 역설적으로 그동안 자행된 삼성의 과오를 덮어주고 재벌대기업 중심의 성장정책과 규제 완화를 더욱 가속화시킬 위험 또한 지닌다. 그런 까닭에 우리는 삼성그룹이 새로운 시대를 준비함에 있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몇 가지 과제들에 대해 주목한다.
 
첫째, 에버랜드 상장을 준비하면서 삼성 재벌이 추진하는 ‘이재용 후계 체제 확립’ 이전에 삼성은 이재용이 계열사들의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의 발행을 통해 삼성그룹의 실질적 최대주주가 되는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위법행위들에 대해 책임 있는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 대법원은 에버랜드와 관련해서 “절차적, 형식적 요건상의 하자는 없다”고 판시했지만, 사법부의 판단은 법질서 전반에 관한 판단이 아니라 형사배임과 사채발행 무효에 한정된 것이었다. 비록 현행 실정법상 그러한 행위들이 직접적인 처벌을 수반하는 행위가 아니었다하더라도 자본조달 목적의 회사법 규정과 세법 등 법질서에 반하는 행위임에 틀림없다. 삼성특검이 기소한 SDS사건과 관련해서 대법원은 신주발행행위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비록 주주발행이 아닌 제3자배정이라는 점의 위법성에 국한된 것이지만,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는 순수한 자본조달을 위한 제도이지 세금 없는 경영권 승계를 위한 제도가 아니라는 관점에서 사채의 저가발행이 위법하다는 사실을 분명히 한 것이었다. 에버랜드나 삼성SDS의 경우 시장가격의 1/50에서 1/250에 이르는 헐값에 주식형 사채를 발행하여 몰아주기 등을 통해 이재용에게 특혜를 안겨준 다음 이제 세간의 관심이 잦아들만하니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에버랜드나 삼성SDS의 사채발행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은 전체적으로 “위법하다”는 것이 분명했다. 법망을 교묘히 빠져나가면서 오로지 사익만을 추구하는 행태는 대한민국의 법치와 시장 질서를 문란케 하는 천민자본의 전형이다. 이제 이재용이 답해야 할 차례가 되었다. 합병과 상장을 통해 상상할 수 없는 천문학적 불로소득을 올린 당사자로서, 대한민국의 법질서를 교란한 수익자로서 아무런 대답과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그 역시 불법과 탈법으로 찌든 족벌체제의 족쇄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둘째,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개혁이 필요하다.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의 경영능력은 검증되지 않았다. 이재용은 이미 2000년대 초반 e-비즈니스 사업의 실패를 통해 경영인으로서 무능을 드러낸 바 있고, 사업 실패에 대한 책임도 지지 않았다. 또 LCD사업 중국 진출에서도 성공적이지 못했으며4),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이후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신성장동력 육성 분야에서도 이재용의 역할은 미미해 보인다.5) 따라서 삼성에 진정으로 필요한 경영능력이란 신성장동력 사업분야에 대한 천문학적 투자와 그에 대한 이재용의 성공 신화 조작-이건희의 반도체 신화와 같은-이 아니다. 물론 족벌체제 지배구조 하 총수 개인의 폐쇄적인 ‘결단력’이나 조작된 ‘지도력’은 더더구나 아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를 좌우하는 삼성그룹의 명운을 한 개인의 검증되지 않은 기업가정신과 경영능력에 맡기는 도박을 피하고, 전문성과 경영능력이 검증된 전문경영인들의 집합적 판단력과 창의성에 맡기는 한편 전문경영인들의 책임경영체제와 함께 이해당사자들을 통한 사회적 규제를 제도화하는 지배구조를 수립하는 것이 불법·비리로부터 자유롭고 창의적 혁신과 안정적 성장을 구가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하는 길이다.
 
셋째, 삼성그룹이 불법·비리 행위들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구조적 요인에는 총수일가의 지배경영권의 독점·세습뿐만 아니라 총수일가의 편집증적 무노조 경영방침이 있는데, 반헌법적인 무노조 경영방침은 즉각 폐기되어야 한다. 일제 강점기 양조장 경영에서 비롯된 전근대적 무노조 경영방침은 노동기본권을 보장한 헌법질서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서 삼성그룹 족벌체제와 함께 총수일가를 통해 세습되어왔다. 삼성그룹은 미래전략실을 정점으로 하는 그룹차원의 노동통제 체제를 구축하고 노동조합 결성을 추진하거나 노동조합 활동에 참여하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납치·감금, 밀착감시와 미행, 휴대폰 복제를 통한 불법 위치추적, 노조간부들의 부당해고와 징계 등 온갖 불법행위들을 일삼아왔다. 에버랜드는 그룹 차원의 기획·지휘 하에 민주노조 결성 움직임을 간파하고 어용노조를 먼저 조직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하고6) 민주노조에 대해서는 부지회장 해고 등 다양한 방식으로 민주노조를 탄압하며 부당노동행위를 일삼아 왔고, 삼성전자서비스는 실질적 지배권을 행사하는 사용자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부정하며 노조 조직 사업장을 폐쇄하는 등 강도 높은 노조탄압으로 노조원들을 자결로 내몰고 있고,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등 전자계열사 사업장들은 백혈병 등 산재사망자를 양산하여 반올림에 제보된 산업재해 사망자 숫자만 해도 70명을 넘어섰다. 삼성그룹의 노동자 노동기본권 유린과 노동조합 탄압 행위는 우리나라에서뿐만 아니라 독일, 멕시코,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외국에서도 악명을 쌓은 덕분에 지난달 국제노조총연맹(ITUC)이 실시한 ‘세계 최악의 CEO’를 뽑는 투표에서 이건희 회장은 세계 9대 악덕 CEO 후보로 천거되기도 했다.7) 삼성그룹은 의료-바이오 사업을 반도체와 스마트폰의 뒤를 잇는 향후 주력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한국 생산현장에서 법질서를 위반하며 노동인권을 유린하고 노동자들을 살육하면서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인간의 생명을 담보하는 의료-바이오 관련 기기들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행위가 작금의 글로벌 시대에도 가능하다는 시대착오적 발상을 갖고 있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삼성그룹은 기존의 이건희 회장 총수지배체제를 이재용 부회장에게 승계하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에버랜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는 삼성그룹이 이건희 회장 체제를 마감하고 이건희 이후 체제를 준비하는 과정의 목표가 “이병철-이건희-이재용”으로 이어지는 족벌체제의 3대 세습이 아니라 국민적 사랑을 받는 기업집단으로 거듭나는 것이기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앞에서 언급한 세 가지 과제를 실천할 것을 촉구하는바, 그 가운데서도 무노조 경영방침 폐기와 노동기본권 존중 과제는 지금 당장이라도 실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그룹이 국민적 기업으로 거듭날 의지를 지녔는지를 판가름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삼성그룹이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며 총수1인 독재체제가 남긴 낡은 유산들을 과감하게 척결하는 것만이 삼성그룹이 “천민자본의 3대 세습”이라는 오명을 벗고 국민적 사랑을 받는 기업집단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길이며, 그것이 바로 우리 모두가 원하는 바이다.
 
 
* 내용문의: 조돈문(010-9414-3265), 송원근(010-3730-8507)
 
<주>
1) 이 글은 《미디어오늘》과 《삼성노동인권지킴이》홈페이지(slw.or.kr)에 동시 게재됨.
 
2)기업공개 시 1주당 가격은 KCC가 삼성카드로부터 에버랜드 주식 17%를 매입할 당시의 거래가격인 182만원으로 계산한 것이다. 또 삼성이 2006년 사회공헌 기금 8,000억 원의 기부를 약속하며 삼성에버랜드 지분 4.25%를 한국장학재단에 내놓았고, 한국장학재단은 2011년 이를 일반에 200만원에 매각하려 한 적이 있었지만 매각에 실패하여 결국 삼성에버랜드가 이를 되샀는데, 이때 반영한 가격도 주당 182만원이었다.
 
3)2013년 말 재무제표를 토대로 추산한 삼성에버랜드의 기업가치는 7조 8,362억 원에 달하며, 이를 주가로 환산하면 주당 313만원에 해당하는 셈이다. 한 증권사는 삼성에버랜드의 영업가치를 4조 2,740억 원으로 추산했고 지분가치를 4조 3,506억 원으로 추산한 바 있는데, 이렇게 추산된 영업가치와 지분가치에 순차입금 7,884억 원을 제외하면 에버랜드의 기업가치는 7조 8,362억 원으로 추산된다.
 
4)중국LCD공장 신규투자 프로젝트인 이른바 ‘이재용 프로젝트’에 따르면, 삼성과 언론(조선일보, 2010.12.22일자)에서는 중국 정부의 허가권과 관련하여 이재용의 역할을 부풀리고 있다. 그러나 공장을 짓기 전부터 LCD사업과 이와 연관된 TV사업은 이미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LCD사업 부진은 단지 중국 내 사업허가권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IPS방식을 채택한 LG디스플레이와 달리 삼성은 경쟁이 극심한 VA방식을 채택하고 있었고, 또 이미 8세대 라인이 가동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업체들보다 구형인 7.5세대로 투자를 계획했다. 반대로 이재용의 역할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와 같은 LCD사업 부진에 대한 책임도 동시에 져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5)2010년 미래전략실을 부활시키면서 삼성이 내놓은 5대 신수종 사업은 태양전지, LED, 의료기기, 제약바이오, 자동차용 전지이다. 당시 삼성은 이 5개 분야에 총 23조 원 가량의 투자 계획을 세웠다. 이후 태양전지는 삼성전자에서 삼성SDI로 이관하여, 그리고 LED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와 삼성LED를 삼성전자로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5개 사업 분야 중 LED사업의 경우 그룹 차원에서 8조 6,000억 원을 투자 계획을 세우는 등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추진하였다. 그러나 중소 업체들이 조달 시장에 집중하면서 저가입찰 경쟁이 불가피하게 되어 수익성이 악화되어 참여하지도 못했다. 가정용 시장에선 브랜드를 내세운 오스람과 필립스 등의 외국 경쟁기업에 밀려 가시적인 성과 없이 2011년 삼성전자에 편입되고 말았다. 또 태양전지 사업 역시 정부지원 축소, 중국 업체들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단가 하락으로 양산을 사실상 포기한 상태다. 3년 만에 5대 사업 중 2개를 사실상 접은 것이다(The CEOScoreDaily, ‘삼성 5대 신수종 사업 부진···이건희의 결단은?’, 2013.10.25).
 
6)2012년 1월 작성된 『2012년 ‘S그룹’ 노사전략』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은 2014년 1월 23일 삼성지회 조장희 부지회장의 부당해고 판결에서 동 문건에 대해 “삼성그룹 내부 고위 관계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계열사의 노조 설립 현황과 노조에 대한 대처 방안 등 자료가 포함돼 있다. 노조 설립 진행 사실이 문건 내용과 일치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문건은 삼성그룹에 의해 작성된 사실이 추인된다(미루어 인정된다)”며 삼성그룹이 작성한 것으로 확인했다(한겨레 2014.1.24).
 
7)ITUC홈페이지(http://www.ituc-csi.org/amazon-s-jeff-bezos-wins-ituc-s)를 참조할 것.
[이 게시물은 지킴이님에 의해 2014-06-20 11:06:53 이슈 / 성명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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