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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성과 공정성 잃은 삼성백혈병 역학조사 [참세상 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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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킴이 작성일15-06-23 16:51 조회4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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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성과 공정성 잃은 삼성백혈병 역학조사



[기고] 당사자와 대리인의 참여 보장해야









업무상질병(산재)의 입증책임이 노동자 측에 있어 부당하다는 지적은 삼성백혈병 문제가 알려진 7년 전부터 나왔다. 그러나 법은 여전히 바뀌지 않고 있다. 더구나 회사가 이 증명에 필요한 정보를 영업상 비밀을 이유로 비공개하고 노동부도 같은 이유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더욱 산재인정이 어렵다는 점도 오래된 지적이나 여전히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갑갑한 현실에 더하여 최근 반올림의 산재신청 사건과 관련한 역학조사(전문조사) 과정에 신청인의 참여권을 박탈하고 있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신청인(대리인)의 현장방문 가로막는 삼성의 ‘반칙’



삼성은 그동안 역학조사 시 신청인(재해당사자 및 유족)의 현장방문만 허용하고 그 대리인의 참여는 허용하지 않아왔다. 삼성은 현행법(산업안전보건법)에 ‘역학조사시 보험가입자(사업주)와 근로자대표의 참여 보장만 명시’되어 있지 산재신청자의 참여보장에 대해서는 명시적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대리인의 참여를 배제해 왔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사업주가 허락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쩔 수 없다는 태도를 취해온 것이다. 이는 대리권 침해행위다.



필자가 지난 10년 동안 직업병 사건을 대리하면서 역학조사 시 현장방문을 해 보지 못한 곳은 최근 메르스로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는 ‘삼성’ 뿐이다. 필자는 2008년부터 지금까지 ‘반올림’에 제보된 삼성백혈병 등 직업병 사건을 대리하면서 삼성에 가보지 못했다. 필자와 함께 ‘반올림지원노무사모임’(이하 ‘반지모’)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른 노무사들도 마찬가지다. 



삼성, 심지어 산재신청 당사자마저도 출입 불허



이런 가운데 최근 삼성 측은 필자가 대리하고 있는 삼성백혈병 피해노동자 김모 씨(삼성디플레이(주) 천안사업장 퇴직자)의 역학조사 과정에서 대리인은 물론, 당사자 본인의 사업장 방문까지 가로막았다. 삼성의 이 같은 조치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16조(사업주의 조력) 위반의 차원을 넘어 신청인의 법률상 입증책임을 현저히 방해하는 것으로 명백한 산재 청구권 침해 행위에 해당한다.



역학조사 과정에 신청인의 참여가 배제된다면 사업주가 작업환경을 조작하더라도 연구원은 일을 해본 경험이 없으므로 이를 알 수가 없다. 역학조사에 신청인(대리인)이 참여해야 작업환경이 그대로인지 아닌지, 바뀌었다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연구원에게 설명이라도 해줄 수 있다. 



근로복지공단의 거짓말, 정부의 삼성 편들기



근로복지공단은 올해 4월 국회 환노위의 해당 사안 질의에 대하여, “현장조사와 역학조사 시 신청인 또는 대리인에게 조사일시 및 장소, 조사방법 등을 미리 알려 참석하도록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러한 답변은 명백한 거짓말이다. 적어도 삼성 사건에 대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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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앞에만 서면 정부는 왜 작아지는가?



‘세월호’와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등장한 ‘국민의 안전을 지켜주지 못하는 정부’라는 오명은 2007년 처음 삼성백혈병 사건이 세상에 처음 폭로되었을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고용노동부는 삼성백혈병 등 산재 신청인들이 삼성의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를 공개해 달라고 제기한 정보공개청구를 ‘영업상 비밀’을 이유로 번번이 비공개하고 있다. 노무사 업을 하면서 10년간 숱하게 산재신청 대리 업무를 해봤지만 필자가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를 공개 받지 못한 건 삼성이 처음이다. 



이뿐 만이 아니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 8년 동안 수많은 삼성노동자들이 건강과 목숨을 잃어 커다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데도 산업안전감독기능을 담당하는 고용노동부는 삼성의 ‘일반건강진단 결과표’(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별지 제22호(1)서식)조차 확보하지 않고 있다. 일반건강진단 결과표에는 건강진단 현황, 질병 유소견자 현황, 사후관리 현황 등 산업안전감독에 가장 기초적인 사업장정보가 담겨 있다. 



근로복지공단은 <요양업무처리규정>까지 개정했다. 산재사건 조사과정에 신청인과 대리인이 참여권을 보장하고 있냐는 국회 환노위의 질의에 보장하고 있다는 답변 자료도 제출했다. 그런데도 삼성백혈병 산재사건에 있어서만큼은 이를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삼성이 ‘치외법권지대’라도 되나?



역학조사기관도 마찬가지다. 근로복지공단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산하 한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삼성직업병 사건에 대한 역학조사를 의뢰하고 있다. 이 역학조사기관은 역학조사에 참여할 신청인 측의 법적권리를 가로막는 삼성을 제재하기는커녕 그대로 역학조사를 강행하고 있다. 삼성이 신청인 측의 현장방문을 가로막는 이유가 무엇인지 공문으로 제출받아 역학조사에 참여시킬 수 없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통보해 달라는 신청인 측의 요구도 삼성이 공문 답변을 꺼린다는 이유로 들어주지 않고 있다. 



이쯤 되면, 정부가 법으로 보장된 신청인의 산재 청구권과 대리인의 대리권을 삼성관계자의 ‘말’ 한마디에 너무 쉽게 포기시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민의 안전보다 기업의 안전을 더 우선시 여기는 정부는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 우리 정부는 지금도 삼성만 참여시킨 채 반쪽짜리 엉터리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필자는 최근 삼성백혈병 산재 신청인 김씨와 상의하여 근로복지공단과 한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신청인과 대리인의 참여를 모두 배제하고 진행하고 있는 반쪽짜리 엉터리 역학조사를 중단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법률에 신청인과 대리인의 산재사건 조사과정 참여권 명확히 규정해야



산재사건 조사과정에서 특히 현장조사 과정에서 신청인과 대리인의 참여권 보장은 아무런 실효성이 없는 근로복지공단 내부 규정(요양업무처리규정)으로 규율할 사안이 아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공인노무사법> 등 관련법령을 개정하여 신청인과 대리인의 법적권리를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재해자의 권리를 막고 있는 삼성과 이를 방관하는 정부의 산재 행정이 돌아오는 국정감사에서 심도 있게 논의되어 법률개정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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