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노동인권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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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노동인권지킴이 창립선언문

삼성을 바꾸자! 세상을 바꾸자! 삶을 바꾸자!

우리는 자본이 지배하는 위기의 시대를 살고 있다. ‘자유와 평등’으로 표현되는 시민의 권리는 자본의 매수와 공격 앞에 힘을 잃었고, 정리해고로 대표되는 실업의 공포, 절반을 넘어선 비정규직, 바늘구멍 같은 청년들의 취업전쟁의 현실은 노동의 권리를 아스팔트 위로 내몰았다. 인간은 이윤의 도구로 전락하고 사회는 생존경쟁에 몸살을 앓고 있다. 자본의 힘은 왕국을 세울 만큼 날로 강성해지는 반면 노동자대중들은 생존의 무게 앞에 모래알처럼 흩어져 있다. 우리 사회는 견제되지 않는 소수의 독점자본을 위해 다수가 희생되어야만 하는 잔인한 착취와 수탈의 구조 안에 들어와 있다.

위탁과 용역으로 포장한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자는 누구인가? ‘스마트워킹’으로 포장한 알바 비정규직을 대량으로 늘려가는 자는 누구인가? 가난한 민중의 삶터와 생명을 빼앗는 강제철거의 배후는 누구인가? 아름다운 제주와 평화로운 서해에서 환경을 파괴해온 자 누구인가? 도시곳곳의 공장에서 가스누출로 생명을 빼앗고 은폐하는 자는 누구인가? 시민들의 공공재를 생산하고 운영하는 공기업 사유화에 앞장선 자는 누구인가? 기업 살인으로 불리어지는 산업재해와 직업성 암으로 노동자들을 죽이고 실상을 공공연히 은폐하는 자는 누구인가? 일제와 독재를 찬양하는 역사왜곡에 자금줄을 대주고 있는 자는 누구인가? 정치, 관료, 법, 언론, 학계 곳곳에 장학생을 만들고 이들을 부패시키는 자는 누구인가? 국가의 정책마저 비틀어 자신의 사적 이익으로 탈바꿈시키는 자는 누구인가?

우리는 답을 알고 있다. 중심에 삼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부끄럽지만 민주시민으로서 진실을 말해야 한다. 일류 삼성에 대한 찬양이 드높을 때 삼성의 악행은 침묵의 뒤안길로 사라져왔다는 사실을. 결국 우리의 침묵이 헌법과 법 위에 군림하는 삼성왕국을 만들었다. 민주주의는 삼성왕국의 문 밖에 멈춰 서있다. 삼성은 총수 일가 이외에는 어떠한 권리도 비판도 허용되지 않는 동토의 왕국이다. 노동의 권리를 주장하는 자에게는 납치와 감금, 회유와 협박, 해고와 구속 등 잔인한 보복과 추방만이 있을 뿐이다. 순환출자구조를 통한 이씨 일가의 경영권 행사는 무제한적이며 ‘무노조 경영’이라는 이름하에 노동자들의 권리와 인권은 철저하게 짓밟히고 있다. 노조파괴의 다른 이름인 삼성의 ‘무노조 노사전략’은 삼성의 울타리를 넘어 한국의 모든 기업, 나아가 삼성의 해외기업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삼성의 바지사장’이라는 조소가 과연 지나치다 할 수 있겠는가! 침묵으로 가려진 화려한 현상이 진실일 수는 없다.

대한민국 경제의 30%를 장악한 삼성을 바꾸지 않으면 세상을 바꿀 수 없다. 삼성을 바꾸지 않으면 우리 삶도 결코 바뀌지 않는다. 노동자의 권리와 인권을 말하기 위해서 삼성을 바꿔야 한다. 다행인 것은 삼성왕국의 탄압과 억압을 박차고 삼성노동자들이 일어서고 있다. 겹겹이 쌓인 강요된 침묵이 이제 파열음을 내고 있다. 사회 곳곳에 뻗어있는 삼성의 불의한 힘을 꺾어버리기 위해서 삼성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끈질긴’ 벗들이 필요하다. 우리는 삼성노동자들의 끈질긴 벗이 되기 위해, 삼성으로 인해 비틀리고 왜곡된 현실을 직시하고 정면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 땅에서 그리고 국경너머에서 삼성으로 인해 짓밟힌 노동인권을 바로 세우기 위해 열정 하나로 ‘삼성노동인권지킴이’의 창립을 선언한다.

우리는 삼성을 바꿀 것이다. 세상을 바꿀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의 삶을 바꿀 것이다.

2013년 12월 10일
삼성노동인권지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