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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칼럼] 메기와 미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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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킴이 작성일18-01-30 12:17 조회67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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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기와 미끼
 
조건준(삼성노동인권지킴이 운영위원/금속노조 경기본부)
 
이런 얘기가 떠돌았다. 냉동기술이 발전하지 않은 때, 청어를 잡아 팔려고 이동하면 싱싱하지 않았다. 청어 천적인 메기를 넣으면 청어가 잡혀먹히지 않으려 도망 다니느라 싱싱하게 살아있었다. 이 말도 안 되는 얘기를 삼성 회장이 25년 전에 한다. 그러자 ‘메기경영’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직원들을 청어로 보고 메기를 풀어 놓는다. 메기는 성과제다. 저성과자에게 벌을 준다. 심하면 해고한다. 직원들이 성과제도에 잡아먹히지 않으려 도망 다니게 한다. 이런 것이 성과제도고 성과연봉제다. 
삼성은 성과연봉제를 하고 있다. 저성과자 10%는 무조건 나온다. 연봉동결이나 삭감은 물론이고 사실은 스트레스를 줘서 해고하는 희망퇴직으로 연결된다. 직원들은 메기에 쫓기는 청어신세가 된다. 10%가 되지 않으려 경쟁해야 한다. 그러나 반드시 누군가는 10%에 들게 된다. 
 
박근혜정권은 이런 삼성의 제도를 법으로 만들려고 했다. 소위 저성과자 해고제를 노동개혁이랍시고 밀어 붙이다가 반발을 샀다. 삼성방식을 정권이 추진하고 삼성은 권력과 결탁했던 구태가 부끄럽다. 박근혜는 결국 탄핵당하고 감옥에 갔다.
메기만 투입 한 게 아니다. 미끼도 있다. 정직원, 무기계약직, 계약직, 하청직원 등 우리 노동자를 층층으로 갈라두었다. 무기계약직은 잘하면 정직원이 되고, 계약직은 장하면 무기계약직이 될 수 있다. 그러니 회사에 잘 보여서 계층상승을 해야 한다. 이런 관리방식을 삼성이 쓰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사회는 수직으로 된 사다리를 오르기 위해 경쟁하고, 떨어지지 않으려 경쟁한다. 결국은 ‘헬조선’이 되었다. 경쟁에 시달려온 젊은 층에서부터 이런 사회에 대한 비판이 일었고 탄핵촛불로 나타났다. 지금은 개고생하면서 경쟁해 봤자 행복하지 않은 삶을 거부한다. 한끼줍쇼에서 이효리가 말한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즐기는 ‘아무나’를 향한 열망이 솟아나고 있다. ‘노멀크러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삼성은 천국인가? 아니 천국은 아니더라도 살만한 사람세상인가? 아니면 메기에 쫓기고 미끼를 물어야만 하는, 그래서 늘 긴장과 경쟁 속에 살아야 하는 그런 곳인가? 왜 우리는 인류가 벌써 200년 전부터 만들어 온 인권을 누리지 못하는가? 왜 외국에서는 교수, 소방관, 경찰, 군인노조까지 있는데 일류라고 하는 삼성에서 노동권을 누리지 못한단 말인가? 우린 21세기에 있는 것 맞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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